와우리교회
나는 중등부 담당 전도사로 W교회에 부임하게 되었다.
그런데 중등부를 맡기 전에 유년부 담당 전도사님이 공석이 되어, 약 2주 정도 유년부 설교를 하게 되었다.
중등부 설교도 아직 해보지 않은 상황에서 유년부 설교까지 하려니 참 막막했다.
특히 앞에 나서서 재밌게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
어찌 되었든, 유년부 설교를 시작했다. 첫 주는 무사히 넘어갔다.
그런데 두 번째 주 설교 중에,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라고 말하자, 한 아이가 일어서서 앞으로 나오더니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이 날 죽이려고 했어요.”
너무 당황스러웠다. 예배가 끝난 후, 그 아이를 따로 불러 물었다.
“하나님이 널 죽이려고 했다니, 그게 무슨 말이니?”
그 아이는 예배 시간에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다소 산만한 아이였다.
기존의 선생님들도 어떻게 통제하지 못해 그저 바라만 보고만 있는 상태였다.
그 아이가 내게 해준 말은 충격적이었지만, 동시에 하나님께서 나를 왜 이곳에 보내셨는지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교회 앞에는 6차선 1번 국도가 지나간다. 차량 통행이 많고, 아이들이 다니기에는 매우 위험한 곳이라 육교도 설치되어 있다.
어느 날, 그 아이가 길가를 지나가고 있었는데 어떤 ‘음성’을 들었다고 한다.
그 음성은 길을 무단횡단하라고 했고, 아이는 그것이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줄 알고 그대로 길을 건넜다.
중앙선 즈음에서 건너편으로 가려던 순간, 큰 덤프트럭이 그의 앞을 질주하며 지나갔다.
조금만 빨랐더라면 치여서 생명을 잃었을 뻔한 일이었다.
아이는 자신이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길을 건넜는데 죽을 뻔했으니,
“하나님이 나를 죽이려고 하신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 말을 들으며 순간 온몸이 얼어붙는 듯했다. 말문이 막혔다.
어린아이들을 향해 악한 영들이 죽이려 드는 현실 앞에 알 수 없는 두려움과 막막함이 스쳤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아이에게 그 음성은 하나님의 음성이 아니라고 차분히 설명해주었다.
그러자 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이 더 충격적이었다.
“그럼 이 지역의 영이 말한 거예요?”
“지역의 영...?!!!”
이 어린아이가 ‘지역의 영’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
‘지역의 영’은 영적 전쟁에서도 상당히 상위 개념에 해당한다.
악한 영이 개인에게 들어오거나 영향을 미치면 예수님의 이름으로 내쫓는 ‘축사 사역’을 하게 되고,
더 나아가면 지역을 묶고 있는 ‘지역의 영’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게 된다.
예를 들어, L.A 같은 도시에는 매일 범죄가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가 보면 멀리서 늘 경찰의 사이렌 소리가 들리곤 한다.
폭동도 자주 일어났었다. 그 도시는 마치 ‘폭동의 영’이 붙잡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W교회가 위치한 곳은 ‘화성’이다. 화성은 연쇄살인사건으로 대한민국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지역이다.
그 사건은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아 미제 사건으로 남았고, 영화화되기도 했다.
내가 그 교회에서 사역하던 중, 근처 수원대학교의 여대생이 실종되는 일도 있었다.
그 프랑카드가 학교 앞에 걸려 있는 것을 보며, 내 안에서는 성령님과 함께 이 도시를 구원하고자 하는 열망이 커지고 있었다.
나는 한 도시를 구원하려면, 그 지역을 묶고 있는 ‘지역의 영’을 내쫓아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나를 화성 와우리 지역으로 인도하셨을 때, 그 사명을 가지고 교회로 가게 된 것이다.
그런데 교회에 부임하자마자, 한 어린아이의 입에서 ‘지역의 영’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아이가 그 지역의 영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순간 당황했지만, 나는 아이에게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그래, 맞아. 그 음성은 하나님의 음성이 아니야. 이 지역의 영, 악한 영이 한 말이야.
그 음성을 들으면 안 돼. 하나님은 너를 사랑하시고 구원하시는 분이지, 결코 너를 죽이려는 분이 아니야.
하지만 지역의 영은 너를 죽이려는 악한 영이야.”
그리고 나는 아이에게 들러붙은 악한 영을 예수님의 이름으로 내쫓아 주겠다고 말했다.
아이도 좋다고 했고, 우리는 함께 기도했다. 나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그 악한 영을 대적하며 기도했다.
한참을 기도하는데, 그 영이 나갔는지 안 나갔는지 알 수가 없었다. 언제까지 기도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뭔가 꺼림칙한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 나를 뚫어지게 보고 있는 듯한 느낌. 눈을 떠보니 깜짝 놀랐다. 그 아이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기도하는데 왜 눈을 뜨고 보고 있어~!” 하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말하자, 아이는 이렇게 말했다.
“전도사님!!! 그 악한 영이 나갔어요!!!!”
나는 속으로 정말 다행이라 생각했다. 나는 그 영이 나갔는지 느끼지도 못했고 인지하지도 못했지만,
그 아이는 영의 음성을 듣는 아이였기에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제 그 영이 다시 올 수도 있어. 그럴 때는 네 믿음으로 그 영을 쫓아내야 해.”
그리고 말해주었다.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더러운 귀신아 떠나갈지어다!”
이 말을 외치라고 가르쳐주고, 몇 번이나 함께 연습했다.
그 다음 주, 나는 중등부 담당으로 첫 설교를 하게 되었다. 예배가 끝난 뒤, 나는 그 아이를 찾아갔다.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 아이는 과연 괜찮았을까?
“이번 주에 별일 없었니? 그 악한 영이 다시 찾아오지 않았니?”
그 아이는 다시 찾아왔다고 했다. 자고 있는데 천장에서부터 내려와 자신을 죽이려고 달려들었다는 것이다.
너무 무서웠지만, 내가 가르쳐준 대로 쫓아내려고 했단다.
그런데 처음에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라는 말에서 ‘나사렛’이 생각나지 않아서 그 말은 하지 못했단다.
그래도 “예수님 이름으로 떠나라!”고 외쳤더니, 그 영이 바로 떠났다고 했다. 그리고 아이는 기쁜 목소리로 외쳤다.
“예수님이 짱이에요!!!”
이렇게 연쇄살인사건이 미제로 남아 있는 화성이라는 지역에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지역의 영을 대적하고 영혼을 구원하라는 하나님의 사명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