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부대교회
김지혜 사모 간증 연재중

다시 세종으로 ..방 안에 방이 있는 집

2026년 7월 2일 · 김지혜


방 안에 방이 있는 집

은진이가 기도하는 중에 한 집의 모습을 보았다.
그 집은 방 안에 또 하나의 방이 있는 독특한 구조였다.

 

그 당시 우리는 병점 5단지에 살고 있었다. 가족 수에 비해 방이 부족해 생활이 많이 불편했다.

사실 우리 가족은 결혼 후 오랫동안 우리 가족만 따로 살아본 적이 거의 없었다. 그것은 현실적인 필요 때문이기도 했다. 남편이 사역을 하는 동안, 나는 어린아이 넷을 혼자 돌볼 체력도 여유도 없었다. 하나님은 여러 사람과 함께 살며 서로 도우며 살아가도록 우리의 환경을 허락하셨다.

 

병점 5단지에서의 시간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바로 옆집에서 화재가 나는 일도 있었고, 집 안으로 물이 역류해 홍수를 겪는 일도 있었다. 그때는 왜 이런 일들이 계속 일어나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하나님께서는 오래 머물 곳이 아니라는 것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알려주셨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엘림이도 세종에서 올라오게 되었다. 머물 곳이 마땅치 않아 혹시라도 넓은 집을 구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교회에서 조금 멀어지더라도 괜찮겠다는 생각으로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오산 양산동에서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다. 40평대에 방이 네 개였고, 가격도 우리가 살던 집과 비슷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이사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어 교회에서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기도를 시작하자마자 내 마음속에 용의 머리가 선명하게 보였다.

 

'아, 하나님께서 가지 말라고 하시는구나.'

그렇게 그 집은 바로 포기했다.

 

돌이켜 보면 참 신기하다. 훗날 우리가 그 지역으로 교회를 옮기게 될 줄은 그때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교회에 화재가 발생했다. 그 일 이후 나는 임신을 하게 되었고, 몇 달이 지나면서 다시 이사를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는 병점에 교회 건물이 있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예배 장소는 매주 달라졌고 지역에 얽매일 이유도 없었다.

 

그 무렵, 가정예배를 드리던 중 은진이가 다시 기도 가운데 집을 본 것이었다. 

 

방 안에 방이 있는 집.

 

우리는 그 집을 찾기 시작했다.

마침 서동탄역 근처에 새로 지어진 자이 아파트가 있었는데, 그곳 구조 중 하나가 방 안에 작은 공간이 있는 형태였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방이라기보다는 큰 드레스룸에 가까웠고, 무엇보다 가격이 너무 비쌌다. 아무리 찾아봐도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집은 이 동네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공주 제자교회에 갔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굳이 이쪽에서 집을 찾는 것이 맞는 걸까? 지금 교회 건물은 공주에만 남아 있는데, 오히려 이 근처로 이사 와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공주와 세종 일대를 다시 찾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은진이가 본 것과 같은 집은 어디에도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교회에서 함께 기도를 하는데, 남편이 말을 꺼냈다. 

 

"우리, 먼저 정리를 하자."

"우리가 어디에서 홈스쿨을 해야 하는지를 먼저 결정해야 할 것 같아."

 

당시 우리에게 홈스쿨은 하나님께서 맡기신 중요한 사명이었다. 2018년 은진이를 시작으로 홈스쿨을 시작했고, 당시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던 기쁨이도 2019년부터는 함께 홈스쿨을 하기로 결정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기도했다.

공주 제자교회에서 홈스쿨을 할 것인가, 아니면 새롭게 얻게 될 집에서 시작할 것인가.

 

기도하는 가운데 모두의 마음에 동일하게 주신 감동이 있었다.

"새로 얻게 될 집이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기도를 마치고 결정한 지 채 30분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세종에서 집을 알아봐 주던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다.

 

"비슷한 가격대에 괜찮은 1층 집이 하나 나왔는데, 한번 보시겠어요?"

우리는 바로 달려갔다.

 

그리고 집을 보는 순간 모두 놀랐다.

정확하게 안방 안에 또 하나의 방이 있는 구조였다.

은진이가 기도 중에 본 그 집이었다.

가격도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 집은 지금까지 내가 살아본 집 가운데 가장 좋은 집이었다.

1층이라 층간소음 걱정이 없었고, 집 뒤로는 산과 산책로가 이어져 있었으며, 앞에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가 있었다.

거기다 새로 인테리어를 해서 완전 새집 같았다. 

 

'이런 집에서 오래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집이었다.

이 가격에 이런 집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감사했다.

 

그런데 계약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조용히 말했다.

"기도하는데 주님이 오래 살 집은 아니라고 하셨어."


'이번만큼은 그 감동이 틀렸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이 들었지만,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아니기를 간절히 바랬을 뿐...ㅋㅋ

 

임신으로 몸도 많이 지쳐 있던 나에게 그 집은 하나님께서 주신 너무도 큰 선물이었다. 아이들에도 그 집은 마음껏 뛰어놀고 자라기에 가장 좋은 보금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