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부대교회
김지혜 사모 간증 연재중

첫 차 티코/첫 이사

2025년 3월 20일 · 김지혜


 

 우리의 첫 집은 수원 아주대 근처였다. 내가 아주대 입학처에서 근무하고 있었기에 직장과 가까운 곳을 선택한 것이다.

결혼 후 한 달쯤 지났을 무렵, 2월에 교회에서 특별 새벽기도 기간이 있었다. 수원에서 화성까지 매일 새벽예배를 가야 했는데, 문제는 우리가 차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차를 사야 하나, 어디서 구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 같이 IVF 활동을 했던, 먼저 전도사가 된 Y 오빠에게 연락이 왔다. 

“내가 쓰던 차가 하나 있는데, 거의 폐차 직전이긴 하지만 아직 탈 만해. 쓸 생각 있으면 가져가.”

그거라도 어디냐 싶어 감사한 마음으로 차를 받기로 했다. 그런데 아주대학교로 가져온 차를 본 순간, 웃을 수가 없었다. 오빠 앞에서는 애써 웃으며 감사하다고 했지만, 한쪽이 찌그러진, 누가 봐도 폐차 직전인 티코였다.

 

 그래도 차가 생긴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며 매일 새벽기도를 다녔다. 남편은 (방학 기간이기도 해서) 새벽기도뿐만 아니라 하루 종일 교회에서 아이들을 양육했다. 처음에는 교육 전도사가 저렇게까지 열심히 해야 하나 싶었다. 이제 막 신혼인데, 남편이 사역에만 몰두하는 것이 불만이었다. 나도 직장 생활로 바쁘고, 학기가 시작되면 더 시간이 없을 텐데.

 

 그런 불만은 종종 남편에게 터져 나왔다. 주로 수요예배나 금요예배에 가는 길에서였다.

 그러던 어느 날, 흥미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이상하게도 화성 지역에서 말다툼을 하다가도 수원으로 들어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싸움이 잦아들었다. 당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어둠의 영의 영향을 직접 목격하고 있던 터라, 남편이 “이게 지역 영의 영향이 아닐까?”라고 말했을 때, 전혀 터무니없는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터 와그너의 기도 시리즈를 읽으며 그 개념을 접한 적이 있기도 했고. 그리고 몇 달 후 있었던 사건을 통해 지역 영의 존재를 확신하게 되었다.

 

 한편, 티코는 한 달 만에 폐차되었다. 간신히 시댁이 있는 목포까지 내려갔다가 거기서 생을 마감한 것이다. 이를 본 아버님이 급히 중고 엑센트를 구해주셨고, 우리는 그 차를 타고 수원으로 돌아왔다. 티코에서 엑센트로 바뀌니 마치 그랜저를 탄 것처럼 좌석 간격도 넓고 편안하게 느껴졌다. 집에 도착한 후, 감격한 마음에 지금은 광교가 된 원천 유원지를 한 바퀴 돌고 왔다.

 

 그렇게 몇 달을 지내는 동안 교회에서는 계속해서 교회 근처로 이사 오라는 요청을 했다. 남편도 “결혼한 것 같지 않다”며 일을 그만두고 교회 가까이 이사 가기를 권했다. 생활비가 줄어들 것이 걱정되긴 했지만, 둘이 사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아 결국 결정을 내렸다.

 

 사실 이런 결정을 한 데는 영적인 이유도 컸다. 남편은 하나님 앞에서 사역을 잘 감당하고 있고 영적인 은혜를 많이 누리는 것 같았지만, 나는 그런 기회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나도 주님 앞에서 더 성장하고 싶었다.

 

 이사를 가기로 한 전날 밤, 우리는 강한 영적 공격을 경험했다.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전에 없던 음산한 기운이 느껴졌다. 직감적으로 알아차리고 조용히 방언으로 기도를 시작했다. 그전에도 어둠의 영의 공격을 몇 번 느껴본 적이 있었기에 익숙했지만, 이번에는 차원이 달랐다.

그리고 그 순간, 처음으로 환상을 보았다. 끔찍한 해골 같은 형체였다. 놀랍게도 남편도 같은 것을 보고 느꼈다는 걸 깨달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동시에 같은 기운을 감지하고 함께 기도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우리는 둘다 직감적으로 알았다. Y 교회가 있는 화성의 지역 영이 찾아왔다는 것을.

 

 방언으로 간절히 기도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영은 물러갔다. 그리고 다음 날, 우리는 화성으로 이사를 갔다.